미·중 정상, 직접통화로 양국간 무역갈등 해결 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현지 시각) 약 90분간 전화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양국 간 무역 협상 재개에 사실상 합의했다고 워싱턴과 베이징 현지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번 통화는 트럼프 2기 집권 이후 처음 이뤄진 미국과 중국 두 정상의 직접 조율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두 정상이 공히 강조한 첫 번째 메시지는 “무역 협상 재개”다. 앞서 양국은 약 90일간 상호 관세 인상 없이 ‘서스펜션(suspension)’ 상태에서 대치를 이어온 상태다, 이번 통화로 경제협정 논의를 본격화할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 이에 따라 미국 대표단(재무·상무장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과 중국 측 협상팀의 실무 협상이 곧 개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질문이 없다”고 평가하며,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문제 해소 가능성도 언급했다. 희토류는 미국 첨단 산업과 전기차, 군수 부문 등 전략 산업에서 필수 원료로 꼽히는 자원이다. 이번 통화 과정에서 두 정상은 이를 둘러싼 양국 간 마찰을 줄이고 공급망의 안정을 도모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시진핑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을 베이징으로 공식 초청한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측이 수용의사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추후 미·중 대면 정상회담을 추진이 이루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만 장소와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전화회담에서는 대만, 우크라이나·이란·이라크를 둘러싼 지정학적 현안, 반도체 기술 수출 규제, 중국인 학생 비자 제한 등은 공식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 다만 중국 측은 협상 과정에서 대만 관련 미국 정책에 우려를 표명한 반면, 미국은 비자 및 기술 분야의 기존 제재 방침은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여전히 양국간 갈등의 불씨를 남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워싱턴 D.C.의 국제정책 싱크탱크 관계자는 “이번 전화 정상회담은 미·중 긴장 완화와 경제협상의 신호탄”이라며, “희토류 문제에서의 합의는 글로벌 공급망 안정과 첨단 산업 육성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동시에 “대만문제, 기술 제재문제 등 핵심 사안들이 여전히 미해결인 점이 불안요소로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양국 정상의 통화와 관련, 베이징 외교부 측은 “중국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열린 자세”라며 “추가 대화와 합의 진척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시진핑 주석 역시 이번 통화내용에 대해 “경제 안정과 상호 존중이 바탕”이라고 평가하고 있어 이번 통화가 양국간 대립구도를 실제로 완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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