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5차 5개년 계획에 AI·체화지능·6G '국력 총동원' 선포
중국, 15차 5개년 계획에 AI·체화지능·6G '국력 총동원' 선포
중국이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될 제15차 5개년 계획에서 인공지능(AI)을 경제 전반에 통합하고, 체화지능(로봇 AI)·6G·양자기술·뇌-컴퓨터 인터페이스를 차세대 국가 전략산업으로 공식 지정했다고 로이터,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CNN, 더 디플로맷 등 주요 서방 매체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3월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에 맞춰 공개된 이번 계획에서 AI는 문서 전체에 걸쳐 52회 언급됐다. 이는 2021년 제14차 5개년 계획의 11회에 비해 약 5배 늘어난 수치다. SCMP는 2030년까지 AI를 중국 경제의 90%에 통합한다는 구체적 목표가 명시됐다고 전했다. 리창 총리는 정부업무보고에서 이 기술들을 향후 수십 년간 성장을 이끌 '신질생산력(新質生産力)'의 핵심으로 규정했다.
이번 계획에서 특히 주목받는 것은 '체화지능'의 등장이다. 더 디플로맷은 계획 본문에 "체화지능 훈련장의 레이아웃을 조율하고, 가상-현실 융합 협업 훈련을 촉진하며, 대형 두뇌·소형 두뇌 통합 체화 모델 및 알고리즘을 개발하라"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하며, 이는 단순한 목표 선언이 아니라 사실상 '조달 지시령'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체화지능이라는 용어가 중국 최고 수준의 정책 문서에 독립 범주로 명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G에 대한 전략적 위상도 한층 격상됐다. 중국 정책 전문 분석 플랫폼 더 차이나 아카데미는 1월 30일 중남해에서 열린 정치국 연구학습회의 내용을 분석하며, 중국 지도부가 "6G가 없으면 자율주행과 체화지능은 불가능하다"고 규정했다고 전했다. 6G를 단순 차세대 통신 기술이 아닌 국가 안보 인프라로 보는 시각이 계획 전반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군사 분야와의 연계도 뚜렷하다. SCMP는 이번 계획이 무인·지능화 전쟁 대비 가속화와 첨단 기술의 신속한 군사 적용을 명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AI가 민간 경제를 넘어 군사 현대화의 핵심 동력으로 공식화된 셈이다. 호주 전략정책연구소(ASPI)는 과학기술 분야 중앙정부 예산이 전년 대비 10% 증가한 4,260억 위안에 달하며, 15차 계획 기간 전체 국가 지출은 14차 계획의 5조 4,000억 위안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더 디플로맷은 또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141페이지 분량의 계획 전문에 '리소그래피 장비', '웨이퍼 공장', '극자외선' 같은 반도체 제조 관련 단어가 단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중국이 '첨단 칩 몇 개를 생산하느냐'가 아니라 '컴퓨팅 인프라가 경제에 얼마나 깊이 침투하느냐'로 성공 지표를 바꿨다고 분석했다. 계획에는 '모형-칩-클라우드-응용(模芯云用)'이라는 신조어도 5개년 계획 역사상 처음으로 등장했다. CNN은 홍콩대 연구위원의 말을 빌려, 이번 계획의 핵심 변화는 기술 돌파보다 기술의 '확산 아키텍처', 즉 방대한 제조업과 대도시에 기술을 실제로 뿌리내리게 하는 데 있다고 짚었다.
이번 계획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유럽 최고 권위의 중국 전문 싱크탱크인 메릭스(MERICS)는 AI가 도시·공장·인체까지 '구현'돼 국가 부흥을 이끄는 존재로 격상됐다고 평가하면서도, 반도체 기업에 최대 500억 위안의 추가 보조금을 투입하더라도 AI가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다는 현실적 회의론도 제기했다.
영국 리스크 컨설팅 업체 컨트롤 리스크는 이번 계획이 겉으로는 혁신적으로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14차 계획의 연장선에 가깝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다만 자율주행·에이전틱 AI·체화 AI 일부 분야에서는 중국이 확산 속도와 규모 면에서 세계를 주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고용 불안과 사회적 충격에 대한 정치적 경계심이 일부 규제 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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