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정부 입김 센 지역… 대통령이 협력 의지 보여야" - 이선진
2013.05.20

"정부 입김 센 지역… 대통령이 협력 의지 보여야"

‘메콩 전도사’ 이선진 서강대 교수


“메콩 지역은 어제와 오늘이 다르다. 내일은 또 달라질 거다. 그만큼 이 지역 국가들의 발전은 빠르다. 정치·외교·경제적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메콩강을 품은 인도차이나 반도는 중국과 동남아를 잇는 광역 경제 벨트로 급성장 중이다. 우리 정부와 기업도 이 지역 공략에 눈을 떠야 한다.”
 
 이선진(65·사진) 서강대 교수는 ‘메콩 전도사’로 통한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한 해 4~5회꼴로 이 지역을 찾았다. 그는 “메콩 지역에서는 지금 중국·일본·미국, 그리고 인도까지 나서 시장 선점 전쟁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번 방문 때마다 그런 사실을 몸으로 느낀다고 했다. “인도네시아 대사(2005~2008년) 시절 동남아의 전략적 가치에 눈을 떴다”는 그는 “요즘 메콩에 푹 빠져 있다”고 했다.
 
-중국의 전략은 뭔가.
 
 “두 가지다. 우선 정치적으로는 미국의 포위망을 뚫겠다는 뜻이다. 메콩 지역이 미국 영향권에 들어가면 태평양으로 나가는 길이 막힌다는 게 중국의 시각이다. 경제적으로는 국가 차원에서 추진하는 서부개발과 연계한다는 전략이다. 메콩 지역을 중국 서부 도시의 대외 출구로 여긴다. 2000년대 초 중·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논의에 맞춰 중국의 메콩 지역 투자도 급격히 늘었다.”
 
-일본이 중국의 진출에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일본은 1985년 플라자 합의 후 동남아를 생산기지로 활용했다. 그러나 그 이상의 경제적 실익은 주지 못했다. 2000년대 들어 중국이 북에서 남으로 밀고 내려오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베트남-라오스-태국을 연결하는 동서 경제회랑(Economic Corridor) 건설 지원에 나섰지만 수세에 놓인 것은 분명하다.”
 
-메콩 국가들은 어떤 입장인가?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은 동남아 지역에 소홀했다. 일본은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했다. 그 틈을 중국이 파고든 것이다. 메콩 국가들은 도로를 건설하고, 문화센터를 지어주는 중국의 ‘스마일(미소) 외교’에 반했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중국이 지역 패권화 성향을 보이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급속히 ‘중국 위협론’이 거론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 회귀 정책 이후 미국의 힘으로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는 정서도 많다. 미국과는 안보 협력을, 중국과는 경제 협력을 노리는 줄타기 전략이다.”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하나.
 
 “국가 단위가 아닌 지역 개념의 큰 그림을 갖고 진출해야 한다. 미얀마에 투자해 중국 서부 시장을 공략하고, 전체 동남아 시장을 겨냥해 캄보디아에 진출하는 식이다. 이 지역 국가들은 정부의 입김이 세다. 우리도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 투자·비즈니스는 민간이 할 일이라고 뒷짐 져서는 안 된다. 대통령이 가급적 빨리 이 지역에 가서 투자·개발·협력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메콩이 정치·경제적인 측면에서 동아시아의 핵심 이해 충돌 지역으로 등장할 것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