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중국이 중앙아시아로 간 까닭 - 이선진
2015.08.04
 
중국이 중앙아시아로 간 까닭

지난 6월말 중국 실크로드 전략(일대일로·一帶一路) 중 '일대(一帶)' 지역을 찾았다. 

중국 우루무치를 출발,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해 '일대' 전략의 진행상황을 파악하고자 했다. 외교부 국립외교원 중국 연구 센터 연구진에 참가했다. 

중국의 '일대' 구상은 중국-중앙아시아-유럽으로 이어지는 경제지대를 건설하자는 제안이다. 

실제, 중국 지도부가 이 지역을 수시 방문해 대규모 경제지원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중앙아시아 5 개국은 광대한 영토를 가지고 있지만 총 인구 6600만명, 총 GDP 2950억달러에 불과한 작은 경제규모다. ‘일로’의 관문 아세안의 인구 6억4천만명, GDP 2조4000억달러에 비하면 1/10 규모에 불과하다. 

이번 방문에서는 당초 경제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중국이 ‘일대’ 전략을 추진하는 까닭은 경제적 이득보다 훨씬 복잡한 계산법을 가지고 있으며, 중앙아, 러시아, 유럽, 나아가서 미국까지 겨냥한 포석이다. 

우선, ‘일대’의 관문 중앙아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보하는 것이다. 중국은 이제까지 중앙아 진출을 자제해 왔다. 이 지역이 구(舊) 소련 연방의 일원으로 지금도 러시아가 정치, 경제, 정신적 맹주 역할을 하고 있고, 반(反)중국 정서도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사정이 달라졌다. 대 러시아 경제 의존도가 높은 이 지역 국가들은 러시아에 따라 경제적 곤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어느 나라도 인프라 건설과 경제 건설을 지원하겠다는 중국의 유혹을 거부할 형편이 아니고 오히려 반기고 있다. 

둘째, 러시아의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다. ‘일대일로’를 포함 중국의 세계 전략에 있어서 러시아의 지지는 필수불가결하다. 러시아로서는 중국의 부상이 달갑지 않을지 모르나, 서구의 재제 때문에 경제적 어려움과 외교적 고립으로 고전하고 있다. 따라서 중앙아 지역을 공동 개발하자는 중국의 제안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 중앙아 건설에 중국, 유럽, 러시아가 함께 참여할 경우 외교적 고립에서 탈출할 기회도 제공할 것이다. 

셋째, EU의 전략적 협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중국-중앙아-유럽’ 경제의 연결은 중국, 유럽, 중앙아가 공유하는 꿈이자, 모두에게 희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리커창 총리는 지난 달 유럽 방문 시 ‘EU 인프라 기금’ 창설에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EU는 작년 초부터 3000억유로 규모의 기금을 마련해 유럽의 인프라 건설에 사용하자는 계획을 추진하여 왔다. 주요 EU 국가들이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설에 참여했고, 이번에는 중국이 EU 기금에 참여한다. 사전 묵계가 있었을 것이다. 

중국의 대 EU 접근은 미국. EU 제휴 효과를 차단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미국이 아•태 및 유럽과 자유무역협정(TPP, TTIP)을 추진하는 것은 중국 견제의 일환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다. 

이와같이 중국이 세계 전략을 하나씩 준비하는 과정에서 인도에 대한 행보도 흥미롭다. 무엇보다, 일본-인도의 안보 제휴를 견제할 필요가 있다. 지난 7월 초 BRICS, 상하이협력기구 (SCO) 정상회의에서 BRICS 은행설립이 합의됐고, 인도와 파키스탄이 SCO 신규 멤버로 가입했다. 중국의 의도가 엿보인다. 인도를 SCO 에 가입시키고, BRICS 및 AIIB 등 국제금융기구의 창설에 참여시킴으로써 인도를 끌어안았다. 한편, 중국 주변지역 중 유일하게 동북아 지역만 ‘일대일로’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 ‘아베의 행보’가 계속되는 한 일본을 상대하지 않겠다는 의도에서 누락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일대일로’의 실천 계획이 곧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9월 시진핑의 미국 방문이 예정돼 있다. 중국의 세계 전략이 본격화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출처- 매일경제 <2015. 7. 20>
http://www.raythea.com/newsView.php?cc=310003&page=0&no=2016